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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변호사의 IT법률 해석] 조작 프로그램 제작만 했다면 위법 적용될까

입력 : 2017.08.08 13:32:41


김병철 문장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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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학 정보통신학과 학생이 모바일 게임 '카툰 디펜스4'의 게임머니나 능력치를 높일 수 있는 조작 프로그램을 본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었다. 검찰은 이 학생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기소했는데, 여기서 '위계'라는 것은 '남을 속이는 것'을 의미한다(검사가 왜 게임법 32조 위반을 적용하지 않고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기소했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이 학생은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이 프로그램을 올렸을 뿐, 자신이 직접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서버에 접속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검찰도 이 학생이 게임서버에 접속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을 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과연 이러한 경우 이 학생에게 업무방해죄가 성립할까?

이 사건에서 1, 2심은 업무방해죄성립을 인정해 이 학생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모바일 게임의 게임머니와 능력치를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유포한 것만으로는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1, 2심은 "게임 이용자에게 변조된 게임을 하게 하는 경우 이는 피해자인 게임회사들로 하여금 게임 서버에 접속한 변조된 게임 이용자를 정상적인 게임 이용자와 구별할 수 없게 하는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킨다"며 "이를 통해 게임회사는 게임머니 충전을 통한 매출이 감소함은 물론 게임 내 캐릭터의 능력치 등 서버의 적정한 운영업무에 방해를 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학생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3년여가 걸린 이 소송에서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업무방해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내면서(2016도15144), "피고인의 혐의는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자신이 개설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공유사이트 게시판에 게시해 접속한 사람들이 이를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일뿐, 학생이 직접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실행해 게임서버에 접속했다거나 해당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게임 이용자와 공모해 게임서버에 접속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게임회사는 게임 이용자가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임서버에 접속하는 경우에야 정상적인 게임프로그램을 설치·실행해 서버에 접속한 게임이용자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며 "따라서 게임 이용자가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설치·실행해 게임서버에 접속해야 비로소 게임회사에 대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적시했다.

따라서 이 학생 사건의 경우에는 "어떠한 방법으로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실행해 그 게임서버에 접속했는지에 관하여는 전혀 특정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변조된 게임프로그램을 유포한 행위만으로는 그 게임프로그램을 제작한 게임회사들에 대해 오인·착각·부지를 일으켜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해 유죄를 선고한 1, 2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위 학생의 사건의 경우 업무방해죄에서의 '행위'라는 것의 범위가 문제가 됐다. 자신이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직접 이용하지는 않았고, 다른 게임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포한 경우까지 자신이 직접 이용해 게임을 한 행위와 동일시할 것인지의 문제이며, 1, 2심은 이러한 경우는 용납하는 경우 온라인 게임환경에서의 시장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했는지 피고인이 인터넷 사이트에 업로드 한 행위만으로도 직접 게임서버에 접속해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행위개념'을 엄격히 해석해 본인이 직접 서버에 접속하지 않은 경우에는 업무방해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의 이러한 태도라면 프로그램을 개발해 업로드한 자는 형사책임이 없고, 오히려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게임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한 게임이용자들에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학생에게 형사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게임회사에서 이 학생에게 민사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은 있다. 민사소송에서의 불법행위책임 개념은 형사처벌에서의 불법행위 개념과 유사하지만 그 영역은 더 넓다고 보아야 하며, 이 학생의 조작 프로그램 유포와 게임회사의 매출감소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다면 게임회사가 이 학생의 프로그램 업로드에 의해 어느 정도의 매출감소가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문제인데, 이는 게임회사의 매출감소가 조작 프로그램의 유통이라는 한 요소만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으며, 이를 밝혀낸다고 하더라도 학생이 수억대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감당할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실제 게임회사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부수적 효과를 노릴 수는 있지만 소송 자체에 의해 얻는 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지막으로 드는 의문은 왜 검사가 이 학생을 기소할 때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8호'에 규정된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기소하였는지다. 최근에는 업무방해죄보다는 위 게임산업법 위반의 죄목으로 기소되는 추세인 듯하고, 최근 의정부 지검도 '리니지' 게임 아이템을 사냥하는 불법 프로그램 유통책 20명을 검거하면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병철 변호사는 사법고시 42회, 사법연수원 33기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의 ASP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15년간 법무법인에서 기업분쟁 관련 업무를 담당했으며, KBS라디오 이영권의 경제포커스에 경제법 분야 패널로 고정출연했고 현재 서울변호사회 위촉 변호사 조정위원, 서울 강서경찰서 법률자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토지공사 및 LH공사를 자문했고, 제약회사, IT기업, 신용정보회사, 저작권 관련 기업, 코스메틱 기업, 영농법인, 수입이륜자동차협회를 비롯한 각종 협회 등의 법률고문을 담당하는 문장종합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이며 인터넷에 직접 최근 판례의 동향을 분석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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