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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퍼맨'이 되라고 등 떠밀린 이통사

입력 : 2017.09.05 09:30:42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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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통3사가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무리한 요구에 동력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통신 방식을 개발·상용화 하려면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수인데 수익을 강제로 줄일 수 있는 선택약정할인율을 상향 및 보편요금제 도입 추진 등이 이유다. 통신료 인하 정책은 겉으로는 국민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주머니를 터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은 4월 14일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본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제도적 뒷받침을 하겠다"며 이통3사의 5G 조기 상용화에 힘을 실어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7월 19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국정과제'에 2019년 세계 최초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넣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언급했던 '5G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 및 제도적 뒷받침' 공약이 이통3사의 이익 증가와 거리가 있음을 확인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가계통신비를 줄이겠다며 종전 20% 수준이던 선택약정요금 할인율(매달 통신비의 20%를 할인해 주는 제도)을 25%로 올리기로 했다. 고시 개정도 아닌 이통3사에 '공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시행 일자(9월 15일)를 확정했다.

이통3사는 수천억원의 영업 손실과 주주 피해에 따른 배임 소송 가능성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금 담합 조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 선고 등에 따른 부담을 느껴 행정소송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상향보다 더 큰 부담은 이통사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보편요금제 도입이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으로 1GB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요금제다. 현재 이통3사가 제공하는 최저요금제(2만9900원)보다 1만원쯤 싸고, 3만5000원대 차상위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과 비슷하다. 도입되면 3만6000원 이하 요금제 가입자가 보편요금제로 갈아탈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포함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8월 23일 입법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이통사가 월 2만원 요금 받자고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TE 통신망을 구축하던 당시보다 최소한 1.5배에서 2배 이상의 투자비를 들여 5G 상용망을 준비하는 게 맞냐는 것이다.

이통3사가 5G 상용망 구축을 위한 선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지금 당장 5G 사업 자체를 접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통업계 내부에서는 5G 상용화 후 수익을 줄이라는 정부의 압박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5G를 조기 상용화에 나서는 것이 맞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급하게 2019년 조기 상용화하는 대신 시간을 갖고 시기를 조금 늦추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KT(10.98%), SK텔레콤(9.02%), LG유플러스(7.72%) 등 이통3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정부는 이통3사를 압박해 단기적으로 가계통신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통사 주주인 국민연금이 받는 배당금을 줄일 수 있고 주식 가치 인하로 연결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가계통신비 정책 자체가 서민의 미래인 국민연금을 담보로 무리한 행정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통신료 인하는 서비스 사업자인 이통사의 가격 인하 노력이 필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통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주파수 할당 대가나 전파사용료만 인하해도, 이것이 통신료를 인하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제4이통 출범을 통한 이통사간 경쟁 활성화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정권 초기를 맞은 정부가 민간 사업자인 이통사를 힘으로 누르려는 모습은 이통사에게 수익은 줄어도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확대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수퍼맨'이 되라고 등을 떠밀 것이 아니라 상식 선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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