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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언팩] ⑮아이폰X '페이스 ID'에 숨은 하드웨어 기술…보고, 분석하고, 학습한다

입력 : 2017.09.13 17:08:46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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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2일(현지시각)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텐(X)'을 선보이며 베일에 싸였던 얼굴 인식 기술 '페이스 ID'를 공개했다.

아이폰X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로 전면부를 화면으로 뒤덮는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물리 버튼이 사라졌다. 문제는 아이폰 물리 버튼이 지문 인식용 터치 ID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터치 ID가 기기 후면으로 이동하거나 측면 전원 버튼에 이식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얼굴 인식 기술인 페이스 ID만으로 터치 ID를 완전히 대체하는 강수를 뒀다.


▲필 실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이 의복, 액세서리, 주변 환경 변화에도 사용자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페이스 ID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 애플 라이브 갈무리

◆ 사진으로 뚫리는 얼굴인식은 이제 그만…비결은 '트루뎁스' 카메라

페이스 ID는 아이폰X 잠금 해제는 물론, 앱스토어나 애플 페이 결제와 같은 서비스에도 적용된다. 애플의 자신감은 아이폰X 전면 상단에 배치한 '트루뎁스' 카메라와 A11 바이오닉 칩과 같은 하드웨어에 기인한다.

아이폰X 전면 상단에는 스피커와 마이크를 제외하고 6개의 카메라 및 센서가 탑재돼 있다. 이 중 근접 센서와 주변광 센서는 기존 아이폰에도 있던 것이다. 애플이 강조하는 트루뎁스 카메라의 핵심은 700만화소 전면 카메라와 함께 동작하는 적외선 카메라, 투광 일루미네이터, 도트 프로젝터 등 세 가지다.

▲트루 뎁스 카메라의 핵심 역할을 맡는 아이폰X 전면 상단부를 빼곡히 채운 각종 부품 제원. / 애플 제공

트루뎁스 카메라의 동작 원리는 이렇다. 도트 프로젝터가 눈에 보이지 않는 3만개 이상의 도트를 사용자 얼굴에 투사해 입체적인 얼굴 지도를 제작한다. 이후 적외선 카메라가 도트 패턴을 판독하고 적외선 이미지를 회수해 얻은 데이터를 A11 바이오닉 칩의 보안 영역에 전송해 기존에 저장해둔 얼굴 데이터와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주변이 어두우면 투광 일루미네이터가 적외선 조명을 비춰 위의 과정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방식은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 기술 '키넥트'와 인텔의 3D 카메라 '리얼센스'와 비슷하다. 실제로 애플은 2013년 키넥트 기술을 개발한 프라임센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윈도 10 출시 당시 리얼센스 카메라를 탑재한 PC에서 얼굴로 로그인할 수 있는 '윈도 헬로' 기능을 선보였을 당시 이미 사진이나 동영상을 걸러내는 것은 물론, 일란성 쌍둥이까지도 구별해내며 높은 보안성을 자랑했다.

▲인텔 리얼센스 카메라 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헬로에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보안 업계에 따르면, 의도적인 행위를 위해 타인의 신분으로 위장하는 것을 '스푸핑'이라고 한다. 반대로 스푸핑을 방지하는 기술은 '안티 스푸핑'이라고 부른다.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얼굴 인식 기술은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 가능했지만, 평면 사진만으로 얼굴을 분석하는 알고리즘 한계상 스푸핑 위협에 크게 노출돼 있었다. 삼성전자도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S8에서 처음 도입한 얼굴 인식 기술이 사진에 뚫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잠금 해제용으로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애플도 얼굴 인식 기술의 보안성이 취약할 것이라는 대중의 여론을 다분히 의식하고, 발표회에서 페이스 ID가 기존 터치 ID보다 보안성이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필 실러 애플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13일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X의 트루뎁스 카메라는 사진은 물론이고, 할리우드 특수분장팀에서나 쓸 법한 정교한 얼굴 가면도 구분해낼 수 있다"며 "지문 인식 터치 ID의 스푸핑 확률이 5만분의 1이라면, 얼굴 인식 페이스 ID의 스푸핑 확률은 1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높은 보안성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 인간 뇌 기능 모방한 '뉴럴 엔진'으로 인공지능 내재화

트루뎁스 카메라는 정밀한 입체 얼굴 지도를 만들지만, 이를 분석하려면 고도의 연산 기능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A11 바이오닉 칩이다. A11 바이오닉 칩은 2개의 주 연산 코어와 4개의 보조 연산 코어 등 총 6개의 코어를 탑재했다. 높은 성능이 필요할 때는 2개의 주 연산 코어를 주로 쓰고, 전력 효율을 고려해야 하는 평상시에는 4개의 보조 연산 코어가 주로 동작한다. 성능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때는 전력 소모를 감수하고 6개 코어가 동시에 일한다.

애플은 인공지능(AI)을 위한 머신러닝(기계학습) 목적으로 제작한 '뉴럴 엔진'을 A11 바이오닉 칩에 적용했다. 뉴럴 엔진은 인간 뇌 기능을 모방한 뉴럴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연산 성능과 특화 기능을 의미한다. A11 바이오닉 칩의 뉴럴 엔진은 초당 6000억번의 연산 속도로 머신러닝을 수행한다. 페이스 ID를 거듭 사용할수록 얼굴 인식 정확도가 높아지는 이유다. 페이스 ID에 적용된 얼굴 인식 기술은 보안 목적 외에도 실시간으로 사용자 표정 변화를 파악해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드는 '애니모지(애니메이션+이모지)'에도 쓰인다.

▲아이폰X에 적용된 페이스 ID 기술을 보안 목적 외에도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모습. / 애플 제공

AI와 머신러닝은 높은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연결된 원격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16년 초 이세돌과 세기의 바둑 대국으로 잘 알려진 구글 알파고 역시 실제 연산은 구글의 서버에서 이뤄진 후 결괏값만 한국으로 전송하는 식으로 동작했다. 하지만 페이스 ID와 같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는 서비스에 이러한 방식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결국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의 AI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칩의 역할이 중요하다.

AI에 최적화된 칩 개발은 애플만이 아니라 반도체 업계의 화두이기도 하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칩에 인공지능에 필요한 딥러닝이나 머신러닝 기능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로스'라는 기술을 적용했다. 인텔은 드론이나 자율주행차를 염두에 두고 인공지능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도 최근 차세대 기린970 칩에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을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최적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뇌 신경망을 모방한 신경망 처리 장치로 성능 이슈를 극복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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