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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대 열려…현대차는 또 '노조 때문에' 발목

입력 : 2017.11.14 10:30:20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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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가 늘어가는 전자상거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전차종 온라인 판매 시대를 열었다. 현재 인증취소로 판매활로가 막힌 폴크스바겐도 국내 재판매에 앞서 온라인 판매를 적극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각 자동차 회사의 셈법도 분주해졌다.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는 일은 더이상 시대 흐름을 역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디맨드 O2O 서비스(맞춤형 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 개인 성향과 필요에 따라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이용하는 서비스) 활성화는 자동차도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분을 주고 있다. 때문에 국내 점유율 1위인 현대자동차도 온라인 판매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먼저 해외 시장에서 실험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판매 노조의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 르노삼성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대 열어…폴크스바겐도 온라인 판매 도입

르노삼성차는 지난 13일 회사 전 제품의 e-커머스(전자상거래)화를 선언했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e-쇼룸에 접속해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것. e-쇼룸에는 현재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가격과 트림, 옵션, 색상, 액세서리, 보증상품, 탁송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청약도 가능한데, 카카오페이와 같은 온라인 간편결제나 신용카드 이용이 가능하다. 청약금을 결제하면 선택한 영업점으로 계약 정보가 전달돼 영업담당자와 자필계약서 작성 등 세부적인 절차가 진행된다.

▲르노삼성차 온라인 구매 시스템. / 르노삼성차 제공

폴크스바겐도 국내 인증 취소로 인한 판매 중지 이후 판매 제품의 인증을 다시 얻으면서 온라인 판매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제품 정보, 시승, 견적, 결제 등 구매과정 전부를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관련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미 온라인 판매를 위한 세부적인 준비는 거의 끝내고 발표만 남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시대 흐름인 '온라인 판매' 장점과 단점은?

온라인 판매는 구입비가 줄어 합리적인 자동차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차 가격에 포함된 전시장 건립비용이나 영업사원 마진 등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현재의 가격보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자동차 회사도 판매와 관련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작은 규모라도 전시장을 내기 위해 들였던 돈을 더이상 쓰지 않아도 되는 것. 주요 거점별로 갤러리 형태의 전시장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 기법도 동원할 수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에 변화가 찾아오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점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지금까지는 여러 영업사원을 오가며 견적을 비교해 조건을 맞추는 구입이었다면 온라인 판매 이후에는 비교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푼이라도 구매금을 줄여보고자 했던 지난날의 가격 협상법은 사라질 공산이 크다. 판매가 온라인으로 일원화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격을 통제할 강력한 수단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BMW 스타필드 갤러리. / BMW 제공

회사로서는 이미 확보한 영업사원의 수익을 보장해 줄 의무가 있다.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오프라인 영업사원의 역할이 줄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어서다. 판매사나 영업조직별로 보유한 영업사원의 숫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르노삼성차도 온라인으로는 청약까지만 허용하고 있고, 최종적인 계약 진행은 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프라인 영업사원의 역할을 남겨 놓은 것.

이와 관련,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판매방식을 고수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미 완전 온라인 판매에 대한 시스템은 갖춰놓았지만 현재는 과도기라는 점을 감안해 청약까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최종 계약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아직까지 자동차 판매에 있어 영업사원이 판매와 사후 관리를 직접 책임지는 '휴먼 터치'가 필요하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고 전했다.

폴크스바겐도 비슷하다. 온라인 판매를 전면 도입한다고 하지만 최종적인 계약은 현재의 딜러(판매사)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시장이나 인력 구성 등에 투자한 규모가 있다보니, 최소한의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폴크스바겐 판매사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는 딜러를 지원한다는 측면도 고려돼야 한다. 국내 사업 파트너라는 점에서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며 판매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는 것이지, 판매를 수입사가 장악한다거나 수익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 현대차 해외에서 온라인 판매 실험…국내는 노조 반발로 '노심초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현대자동차도 실험적이지만 해외 시장에 온라인 판매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인도에서는 현지 전략 소형차 i20 300대를 온라인으로 2주만에 팔아 치웠다. 이 기간 현대차 인도 법인의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 '하이바이(HyBUY)'에는 약 7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판매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이야기다.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중동과 러시아에서 온라인 판매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영국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견적은 물론, 운송 예약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했다.

국내에선 온라인의 '온'자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판매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노조는 오프라인 외 온라인, 홈쇼핑 등 다양한 판매 채널에 대해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자동차는 한번 사고 파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 서비스 등이 연계돼 있어 온라인 판매는 시기상조"리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밥그릇을 빼앗길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운영한 ‘하이바이’ 사이트. / 현대차인도 홈페이지 갈무리

일각에서는 결국 판매노조도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판매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금까지의 영업사원은 물건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의 관점이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가 차 구입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계약, 인도, 매각 등 전 과정을 관리하는 '매니저' 개념으로 역할이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산차 판매사 관계자는 "전통적인 자동차 세일즈맨의 시각은 변화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구입, 유지, 보수, 매각 등 자동차의 전과정을 관리할 전문적인 매니지먼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차를 한대 팔아 이윤을 얼마 남길 것이라는 계산은 굉장히 편협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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