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해설] 가상화폐 광풍...인공지능 연구에도 악영향

입력 : 2018.01.22 06:00:00


최용석 기자

  •  
  •  
  •  
  •  
2018년 새해에도 '가상화폐'는 뜨거운 감자입니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규제 강화로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시세가 하룻밤 사이에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지난 해말 개당 2만 달러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22일 14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기자는 전 세계적으로 부는 가상화폐 열풍이 엉뚱한 곳으로 불뚱으로 튀고 있다는 데 주목합니다. 바로 '그래픽카드 부족 사태'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PC 부품 수급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래픽카드 부족은 인공지능(AI) 연구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과도한 가상화폐 열풍이 사회적인 문제 뿐 아니라 인공지능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 IT조선 DB

그래픽카드는 PC에서 게임 화면이나 각종 3D 그래픽, 고화질 동영상 등을 모니터나 TV로 출력해주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채굴'용 도구 역할로 각광을 받으면서 그래픽카드 대란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획득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부릅니다.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가상화폐 네트워크에서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복잡한 암호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암호화 문제를 푸는 방법과 과정은 공개돼 있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상으로 제공되는 가상화폐는 암호화 문제를 가장 먼저 푸는 서버(대형 컴퓨터)에만 제공됩니다.

서버의 연산 처리 성능이 좋을수록 암호화 문제를 빨리 풀 수 있으며 가상화폐의 획득, 즉 채굴 효율도 상승합니다. 가상화폐 채굴 초기는 CPU(중앙 처리 장치)를 많이들 사용했지만, 그래픽카드의 핵심 부품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채굴에 더욱 효과적인 것이 드러나면서 그래픽카드 수요가 치솟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CPU와 달리 GPU는 단순한 연산 작업을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연산용 코어만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까지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비트코인은 연산 작업을 반복해야 암호화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에 CPU보다는 GPU가 가상화폐 채굴에 유리합니다.

본래는 복잡한 연산 가속과 전문 연구를 위한 전문가용 GPU가 있습니다. 이러한 전문가용 GPU는 한 장당 가격만 수백만원대에 달합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캐는 디지털 광부들은 비싼 전문가용 GPU보다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에 눈을 돌렸습니다. 일반 그래픽카드용 GPU는 전문가용과 비교해 연산 처리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합니다.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 중 채굴용으로 인기가 높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1060급과 AMD 라데온 RX 400/500 시리즈는 30만원대(그래픽카드 대란 이전 가격기준)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수의 일반 그래픽카드를 병렬로 구성해도 수백만원대의 전문가용 GPU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높은 채굴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질보다 양'인 셈입니다.

▲고가의 전문가용 GPU와 비교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는 가상화폐 채굴시장은 물론 인공지능 연구 개발에도 사용되고 있다. / 엔비디아 제공

그 결과 가상화폐 채굴 현장에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투입되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은 돈주고도 그래픽카드를 못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픽카드 업계 관계자들은 2017년 2분기와 2018년 들어 발생한 1, 2차 그래픽카드 대란의 1차 원인으로 가상화폐 채굴 시장을 지목합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30만원대 팔리던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50% 가까이 올랐습니다. 제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정상가에서 무려 10만~20만원쯤 인상됐습니다. 그마저도 물량이 없어 물건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중고 시장에서도 그래픽카드는 웃돈을 얹어 거래할 정도입니다.

2017년 1차 대란 때는 게이밍 PC를 구성하려는 일반 소비자들과 PC방의 피해가 컸습니다. 하지만 올해 2차 대란의 경우는 이들에 더해 인공지능(AI) 연구 분야도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없이 반복적인 학습을 거듭해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을 찾아내는 '딥러닝' 방식입니다. 딥러닝 방식의 인공지능 학습에는 복잡한 행렬연산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상화폐와 마찬가지로 GPU의 연산 가속 기능이 빛을 발하는 분야입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결에 나선 구글의 '알파고'뿐만 아니라▲인공지능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없이 주행하는 무인 자율주행차 시장 ▲아마존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 등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시장 ▲인공지능 비서 기능을 활용한 인공지능 스피커 및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도 GPU를 찾는 연구자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넉넉한 자금으로 전문가용 고성능 GPU를 아낌없이 구매할 수 있는 공룡 기업과 달리, 영세한 스타트업이나 기업 및 학교 등의 중소규모 연구실 상당수가 비용 절감을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일반 그래픽카드를 인공지능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일반 소비자의 경우, 그래픽카드 대란으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데 필요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고, 설상 구하지 못하더라도 원하는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지 못하는 것이 문제의 전부입니다. 게이머들의 불만 역시 크지만, 산업적으로는 조립 PC 시장이 조금 위축될 뿐 치명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든 신규 스타트업이나 학교 및 기업의 연구실 입장에서 그래픽카드 부족은 연구실과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장 핵심 프로젝트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핵심 장비가 없으니 진행 중인 모든 연구개발 사업이 '올스톱'되는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주요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그래픽카드 공급량을 줄이고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제조사들도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당장 그래픽카드 증산은 어려워 보입니다.

시기적으로도 악재입니다. 중국 현지 제조 공장에서 춘절을 맞아 제조 인력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춘절은 우리나라 설날과 같은 명절로, 이 시기이면 인력 이탈과 이동이 극심합니다.

우리 정부와 중국의 규제 강화로 가상화폐 가치는 급락하는 중이지만, 채굴 시장에 쏠리는 그래픽카드 수요는 당장 줄어들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가상화폐 투기 과열은 이미 각종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창 걸음마 단계인 인공지능 산업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입니다.

▲최용석 기자





▶ 30만원대 '고려천홍삼진액고' 100세트한정 4만9000원에 할인판매

▶ '116만원' 삼성노트북, 딱! 하루쓰고 '60만원'대 판매

▶ 100% 국내 생산, 김영주골프화 66% 파격할인 '54,000원' 판매

  •  
  •  
  •  
  •  

파워링크 신청하기>



주요기사

[IT조선] 막동TV

0 1 2 3 4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