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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평창 '세계 최대 드론쇼'...인텔 ‘슈팅 스타’ 드론에 담긴 의미는

입력 : 2018.02.12 17:52:23


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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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과 더불어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 군무는 전 세계인의 시선을 대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지상이 아닌 공중에서, 1218대의 드론이 역동적인 스노우 보더 선수의 움직임과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를 그려내는 모습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투입된 드론의 수로 기네스 기록을 새롭게 경신한 것도 이야깃거리입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인텔의 드론 세리머니의 한 장면. / 인텔 제공

인텔이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사용한 '슈팅 스타(Shooting Star)' 드론은 처음부터 다수의 드론을 사용한 엔터테인먼트 구현에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특히 1대의 컴퓨터와 1명의 조종사(관제사)만으로 1200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제어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인텔 슈팅 스타 드론은 성인 남성의 주먹 하나만 한 크기에 비행을 위해 X자로 교차한 4개의 로터(회전날개)가 달려있습니다. 드론 간 충돌과 그로 인한 파손 및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부드러운 연질 소재의 보호망이 로터 주위를 감싸고 있습니다. 전체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384mm의 방석 하나 정도 크기에 두께는 93mm입니다. 크기와 비교하면 무게는 330g으로 최신 스마트폰 2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1200여 대가 드론 쇼를 펼쳐 기네스북에 오른 인텔의 ‘슈팅 스타’ 드론 / 최용석 기자

드론 바닥 쪽에는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반구형의 RGB LED 전구가 달려있습니다. 슈팅 스타 드론 한 대가 하나의 점이 되고, 그 점이 여러 개 모여서 공중에 다양한 도형을 그리게 됩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레저용 드론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온갖 첨단 기술의 집합체입니다.

사실 1명의 사람이 1200대의 드론을 하나하나 조작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합니다. 사람의 인지 능력과 2개의 손으로는 고작 2대를 동시에 조작하는 것이 한계이기 때문입니다. 1명의 사람이 1200여 대의 드론을 동시 조작하는 비결에는 특별히 설계된 전용 소프트웨어의 공이 큽니다.

▲슈팅 스타 드론의 아래쪽에는 다양한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LED 전구가 달려있다. / 최용석 기자

'에어 디스플레이'라고 알려진 이 제어 소프트웨어는 ▲기획자 및 연출자가 공중에서 어떤 이미지를 그리고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를 결정하면 ▲이를 다수의 '점'으로 구성된 3차원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하고 ▲그에 맞춰 다수의 드론을 필요한 위치에 배치하고, 각각의 드론이 이동하는 비행경로를 자동으로 계산합니다.

즉, 1200여 개의 드론은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프로그램된 경로에 따라 각각의 드론이 움직인 셈입니다.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공연 중에 각각의 드론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시스템 및 제어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이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준점이 없는 공중에서 다양한 도형이나 이미지, 물건 등을 그려내려면 정확한 위치 파악 기술도 필수입니다. 요즘 나오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장난감 드론도 자이로 센서 등을 이용해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 있으며, 중상급 및 전문가용 드론은 각종 센서와 GPS 정보 등을 활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인텔 슈팅 스타 드론도 거기까지는 여느 드론과 비슷합니다. 차이점은, 기존의 일반 드론이 주로 두서너 대 내외로 단독 운영되는 것과 달리 슈팅 스타 드론은 최소 수백 대에서 1000여 대 이상이 동시에 같은 공간에 밀집되어 운영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동 제어 프로그램이 잘 설계되어있다 하더라도, 강풍 등으로 인해 수백 대 이상의 드론이 서로 충돌하는 돌발적인 상황을 막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1200여 대의 드론을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지정된 위치와 프로그래밍이 된 비행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다. / 인텔 홍보 영상 갈무리

인텔은 이를 자사의 사물 인식 기술인 리얼 센스(Real Sense) 기술로 해결했습니다. 리얼 센스 기술은 2개의 카메라 센서를 사용, 사람의 눈처럼 주위 사물의 위치와 방향, 형태 등을 3차원적으로 인식하는 기술입니다.

슈팅 스타 드론에 적용된 리얼센스 기술은 여러 대의 드론이 같은 공간에 밀집되어 있어도 서로의 위치와 거리, 방향을 정확히 파악해 너무 가까이 근접하거나 충돌하는 것을 막고 항상 일정한 거리와 대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람의 예를 들면, 여럿이 모여 운동장에서 매스게임 등을 할 때, 자신의 앞뒤 좌우의 사람들을 주시해 간격을 유지하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드론 쇼에서는 1200여대 드론들 사이의 거리가 항상 1.5m 내외로 유지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정밀하게 주변 인식이 가능한지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슈팅 스타 드론 하나하나에 적용된 인텔의 초소형 저전력 컴퓨팅 기술이 있습니다.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앙의 제어 시스템에 전송하는 한편, 프로그래밍이 된 경로에 따라 스스로 이동하고, 주위를 파악해 스스로 위치 및 간격을 조절하려면 각각의 드론이 어느 정도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 비행이 가능해야 합니다.

밀집된 공간에서 다수의 소형 무선 기기가 비슷한 주파수 영역의 통신 신호를 동시에 주고받으면 데이터 포화와 혼선, 간섭 및 지연으로 인한 속도 저하와 오작동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1000여 대의 드론 중 1%인 10여 대 정도만 지연이 발생해 반응이 느려져도 대열은 흐트러질 수밖에 없고 매끄러운 군무를 펼치는 데 방해가 됩니다.

즉 지연을 초래하지 않는 최소한의 정보(위치 및 주변 정보와 다음 이동 위치 등)를 주고받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드론 스스로가 프로그래밍이 된 비행경로 및 주변 정보 데이터에 따라 스스로 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처리하는 것이 인텔의 초소형 저전력 모바일 컴퓨팅 기술입니다.

인텔은 이미 사물인터넷(IoT) 등을 위해 SD카드 크기의 컴퓨터인 '에디슨(Edison)'을 만들어 2014년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 성인 남성 주먹만 한 크기의 드론에 자율 비행을 가능케 하는 초소형 컴퓨터를 탑재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공중 촬영을 담당하는 인텔의 ‘팔콘8+’ 산업용 드론. / 최용석 기자

이쯤 되면 어째서 인텔이 차세대 사업 분야 중 하나로 '드론'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드론과 무인 플랫폼 그 자체는 물론 인공지능, 통신, 제어, 센서, 자율 주행(비행), 초소형 저전력 모바일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핵심 기술들이 모두 포함된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인텔은 '팔콘8+(플러스)'라는 전문가 및 산업용 드론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각종 산업 현장이나 산간오지의 감시 및 관리 등은 물론, 일정 지역이나 오래된 건축물과 같은 대형 오브젝트를 여러 각도에서 자동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로 촬영하고, 이를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을 거쳐 3D로 모델링하는 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인텔 슈팅 스타 드론의 군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에 없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발전하고 있는 드론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보여준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최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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